며칠 전 냉동식품 택배를 하나 받았습니다.
물건을 냉동실에 넣고 나니 현관 앞에는 종이상자와 스티로폼, 비닐, 아이스팩이 한꺼번에 남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상자는 접어서 종이류에 내놓고 나머지도 눈에 보이는 재질대로 나눴을 텐데, 아이스팩을 들고 잠깐 멈추게 됐습니다.
겉으로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안에 든 내용물이 제품마다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포장재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느낀 것은 택배 쓰레기는 모양만 보고 버리는 것보다 붙어 있는 것과
오염 상태를 한번 보는 게 훨씬 덜 헷갈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상자를 접기 전에 테이프부터 떼었습니다.
종이상자는 가장 쉬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접으려고 보니 위쪽에 운송장이 붙어 있었고 바닥에도 투명 테이프가 길게 남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위쪽 테이프만 떼고 바로 접었는데,
이번에는 상자를 완전히 펼쳐보니 옆면과 바닥에도 종이가 아닌 재질이 더 있었습니다.
종이상자를 배출할 때는 테이프나 송장처럼 다른 재질을 가능한 한 제거하고 접어서 내놓는 것이 기본입니다.
운송장은 분리배출뿐 아니라 이름이나 주소 같은 개인정보가 적혀 있을 수 있어 그대로 내놓지 않는 편이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택배를 뜯을 때 물건만 꺼내는 것이 아니라 운송장까지 떼어낸 뒤 상자를 접습니다.
깨끗한 상자와 음식물이 묻은 상자는 같지 않았습니다.
냉동식품을 받다 보면 포장 안에서 물이 새거나 음식물이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종이니까 무조건 종이류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상자가 조금 찌그러진 정도와 음식물이나 기름이 넓게 묻은 상태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이물질이라면 정리한 뒤 배출할 수 있지만, 음식물이 심하게 스며들어 깨끗하게 만들기 어렵다면
일반적인 재활용 종이와 같은 상태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 뒤로는 상자를 접기 전에 한번 뒤집어 봅니다.
겉에서는 깨끗해 보여도 바닥에 국물이나 물기가 묻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티로폼도 테이프가 그대로 붙어 있었습니다.
냉동식품 택배에는 종이상자 대신 흰색 스티로폼 상자가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받은 상자에도 뚜껑 가장자리에 테이프가 붙어 있었고 옆에는 배송 스티커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것도 그냥 스티로폼이라고 바로 내놓기보다 떼어낼 수 있는 테이프나 라벨부터 제거했습니다.
안쪽에 음식물이 묻어 있다면 오염이 제거되는지도 봅니다.
닦거나 씻어서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정도인지, 이미 기름이나 음식물이 심하게 묻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지역이나 공동주택에 따라 스티로폼 수거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애매한 제품은 거주지의 배출 안내를 한번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비닐은 송장을 떼어보니 판단하기 쉬웠습니다.
옷이나 생활용품을 주문하면 비닐 택배봉투가 올 때도 있습니다.
이런 봉투에는 종이 운송장이나 스티커가 넓게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능한 부분을 떼어내고 안에 내용물이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하니 훨씬 정리하기 쉬웠습니다.
깨끗한 폐비닐은 지역의 비닐류 배출 기준에 맞춰 내놓을 수 있지만,
음식물이나 기름이 묻어 씻기 어려운 상태라면 재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비닐처럼 생겼으니 비닐류'라고 바로 판단하지 않고 먼저 오염 상태를 봅니다.
아이스팩은 처음으로 포장지 글씨를 읽어봤습니다.
가장 헷갈렸던 것은 아이스팩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다 비슷한 제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포장지에 적힌 내용을 보니
물을 넣은 제품과 젤 형태의 내용물이 들어 있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특히 고흡수성수지가 들어간 젤 아이스팩은 내용물을 싱크대나 변기에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버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전용 수거함이 운영되는 곳이라면 그 기준에 따라 배출하고,
별도 수거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내용물을 꺼내지 않은 상태에서 종량제봉투 배출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이 들어 있는 제품이라도 포장지에 별도의 배출 안내가 있다면 그 표시를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아이스팩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포장지에 무엇이 들어 있다고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가장 간단했습니다.
멀쩡한 아이스팩은 몇 개만 남겨뒀습니다.
포장이 찢어지지 않은 아이스팩은 바로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장을 보고 냉동식품을 가져올 때 쓸 것 몇 개만 냉동실에 남겨뒀습니다.
예전에는 혹시 필요할까 싶어 계속 쌓아두기도 했는데 실제로 쓰는 양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역 배출 방법에 맞춰 정리하는 편이 냉동실 공간도 덜 차지했습니다.
택배를 받고 나면 이제 한꺼번에 버리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택배를 뜯은 뒤 상자 안에 비닐과 아이스팩을 모두 넣어놓고 나중에 한꺼번에 정리했습니다.
그러면 며칠 뒤 다시 꺼내서 테이프를 떼고 재질을 확인해야 해서 오히려 더 귀찮았습니다.
지금은 택배를 뜯는 자리에서 바로 정리합니다.
상자에서는 운송장과 테이프를 떼고, 스티로폼과 비닐은 오염된 곳이 없는지 보고, 아이스팩은 포장지에 적힌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몇 가지 포장재를 정리해보니 복잡한 분리배출 기준을 전부 외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다른 재질이 붙어 있는지, 음식물에 오염됐는지, 안에 내용물이 들어 있는지.
이 세 가지만 한번 보고 버려도 택배 포장재를 잘못 분류하는 일을 꽤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한 수거 품목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애매할 때는 아파트나 지자체의 분리배출 안내를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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